매경닷컴 MK스포츠 노기완 기자 2019년 한국 스포츠는 다사다난했다. 영광과 좌절, 환희와 아쉬움, 비상과 추락이 극명하게 갈린 한 해이기도 했다. 2019년 스포츠계에 닥친 여러 사건·사고에는 중심에 섰던 인물들이 있다. 이제 저물어 가는 2019년에 사건·사건의 중심에 섰던 이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2020년에도 영광을 이어가기 위해, 또는 좌절을 딛기 위해, 비상을 위해, 아쉬움을 남기지 않기 위해 각자 살고 있을 것이다. 화제의 인물들을 되돌아보고, 그 후를 조명해봤다. <편집자 주> 2018년 12월 7일 음주운전 처벌을 강화한 ‘윤창호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음주운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바뀌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술을 마시고 운전대를 잡는 걸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이들이 올해도 스포츠계에 많았다.

습관적일 수도 있다. 본능적으로, 그리고 익숙하게 음주운전을 했다. 사회적 변화를 따르지 못했다. 인지 부족이다. 회개하는 건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 잘못된 선택에 따른 책임을 져야 했다. 만회할 기회는 없다. 그대로 ‘아웃’이다. 분명한 건 공평했다. 예외는 없었다. 삼성 라이온즈의 역사이기도 했던 박한이(40)는 지난 5월 27일 돌연 은퇴했다. 하루 전날까지만 해도 끝내기 안타를 치며 마지막 불꽃을 태우던 그의 야구 인생은 음주운전 적발로 허무하고 황당하게 끝났다. 자녀를 등교시킨 후 귀가하다가 접촉사고를 냈던 박한이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065%로 면허 정지 수준이었다. 꾸준함의 대명사였다. 그리고 타의 모범이 되며 큰 탈 없이 올바른 길만 걸었던 박한이였다. 한순간의 실수지만, 너무 치명적인 과실이었다. 주워 담을 수 없는 물처럼, 돌이킬 수 없는 순간이었다. 삼성 팬의 응원과 사랑을 받으며 은퇴식, 영구결번까지 거론됐으나 하루아침에 모든 게 끝났다. 19년간 쌓았던 명예도 사라졌다. 박한이는 야구계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삼성은 허삼영 감독 체제로 출범했으나 코치 박한이도 없었다. 우승의 주역이자 미래의 자원도 옷을 벗어야 했다. SK 와이번스는 4월 26일 강승호(25)를 임의탈퇴했다. 음주운전 사고를 낸 지 나흘 만이다. 혈중알코올농도 0.089%로 도로 분리대를 들이받은 강승호는 너무 두려웠던 것일까. 숨기려고 애썼다. 영원한 비밀은 없다. 언론 보도를 통해 음주운전 사실이 드러났다.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징계가 결정되자마자 SK는 구단의 ‘클린 이미지’를 훼손한 강승호를 내보냈다. 불과 반년 전만 해도 트레이드로 SK 유니폼을 입고 8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견인했다. 강승호 영입은 신의 한 수였다. 하지만 꼭 필요한 자원은 불필요한 자원으로 전락했다. 성공의 열매를 따 먹기만 하면 됐던 강승호의 어리석은 행동이었다. 학습 효과의 부족이다. 나는 아닐 것이라는 부주의가 만든 사건이다. 음주운전 후 퇴출은 공식이다. 종목을 막론하고 누구든지 적용이 된다.

출발선에는 프로축구 K리그1 수원 삼성 미드필더 김은선(31)이 있었다. 국가대표로도 발탁됐고 수원 주장까지 맡았던 김은선은 1월 음주운전을 이유로 내쫓겼다. 수원은 상벌위원회를 열어 계약을 해지했다. 세상을 떠들썩한 소식에도 모두의 인생을 망치는 음주운전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불과 한 달 뒤 LG 트윈스 내야수 윤대영(25)은 스프링캠프 2차 명단에 제외된 후 속상한 마음에 술을 마셨다가 영원히 야구를 할 수 없게 됐다. 선수만 문제를 일으킨 건 아니다. 외국인도 마찬가지다. 2016년 키움 히어로즈 2군 감독이 된 쉐인 스펜서(47)도 8월 4일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일으켜 한국 생활을 청산했다. 음주운전은 일년 내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끝나지 않는 악순환이었다. 프로축구도 우찬양(22), 박태홍(28), 최준기(25) 등이 음주운전으로 퇴출 수순을 밟았다. 음주운전은 품위손상행위로 간주해 징계를 내렸다. 단순한 품위손상이 아니다. 예고 없는 살인이다. 동업자에게도 악영항을 끼쳤다. 처벌 수위는 강화됐다. 출전 정지가 늘어났고, 제재금도 인상됐다. 사회봉사 시간도 확대됐다. 구단마다 음주운전 근절 교육 횟수를 늘리고 있다. 그렇다고 근본적으로 해결될 수는 없다. 스스로가 바뀌지 않는 한, 반복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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